아무르(amour), 제목대로 사랑 그 자체의 영화. 노년의 사랑으로 단순히 치부하기에는 너무 깊다. 가족 간의 사랑, 삶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사랑. 연세 드신 부모가 있는 자식의 입장으로 나이 들어가는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찰과도 같은 영화였다.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나이 듦과 죽음은 공평함을 가르쳐 주는 영화이다.
I 소 개
2012년도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합작영화로 미카엘 하네케 감독 작품으로 노년의 음악가 조르주(장 루이 트랭티냥)와 안느(엠마누엘 리바), 그리고 딸 에바(이자벨 위페르)의 이야기. 65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작품이 아닌 배우들에게 공동 수상), 85회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을 수상했다. 캐스팅 당시 남과 여 등 누벨바그 시대 영화계를 주름잡다 딸을 잃고 은둔하던 장 루이 트랭티냥 와 히로시마 내 사랑으로 유명한 엠마누엘 리바가 긴 공백을 깨고 출연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엠마누엘은 2017년 장루이는 2022년 사망해 유작이 되었다.
I 줄거리
은퇴한 음악가 부부인 조르주와 안느는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제자의 피아노 연주 공연을 보고 돌아온 날, 부부는 누군가 집에 침입한 흔적을 발견하고, 다음날 아침 안느의 몸이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한다. 안느는 경동맥이 막혔다는 진단을 받는다. 문제는 그녀가 점차 상태가 나빠지는 5퍼센트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다. 오른쪽이 마비된 채 병원에서 돌아온 안느는 조르주에게 자신을 다시 병원에 보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조르주는 헌신적으로 그녀를 간호하지만 딸 에바는 부모의 그러한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 자존감을 지키고 싶은 안느는 쇠약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다. 사랑하는 딸과 자랑스러운 제자의 방문도 그녀에게는 부담스러울 뿐이다. 점점 기억과 의식을 잃어가던 안느의 병세는 더 이상 자존감을 지켜낼 수 없을 만큼 악화되기에 이른다. 조르주는 말을 잃은 채 막무가내로 행동하기 일쑤인 안느에게 지쳐가고, 결국 그녀의 뺨을 때리는 일이 벌어진다. 그럼에도 끝까지 헌신적으로 안느를 간호하던 조르주는 그녀를 위해 마지막 결단을 내린다. 제목처럼 80대 노부부의 ‘사랑’에 대한 영화다. 미하엘 하네케는 영화 전반에 걸쳐 두 노인이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삶을 담아내며 이상적인 노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부는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는 대화 상대이고, 육체적 사랑에도 게으르지 않으며,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행동한다.
하지만 하네케가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단지 이상적인 사랑이 아니라, 그런 사랑조차 감당하기 버거운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찾아왔을 때의 모습이다. 주변 사람들은 아내를 돌보는 조르주의 모습에 존경을 표하지만, 예정된 운명인 죽음의 힘은 그런 조르주의 마음마저 뒤흔든다. 미하엘 하네케는 죽음의 압도적인 힘 앞에 선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죽음은 넉넉한 마음의 노인마저 감당하지 못할 감정에 허덕이게 한다.
조르주는 안느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또는 안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아니면 크게 흔들리는 사랑의 감정을 붙들기 위해 그녀의 목숨을 끊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노인의 결단을 보여주고 그 행위에 대한 윤리적 판단은 관객의 몫으로 남긴다. 사랑이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의무가 되고, 의무의 이행이 사랑의 감정마저 무너뜨리는 고통이 되어갈 때,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또는 조르주의 결단을 과연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남긴다. 영화 엔딩에서 떠나버린 조르주의 자리에 앉은 딸 에바의 모습에서 우리 인생에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사랑과 죽음이라는 화두를 발견한다.
I 관람 후기
서글픈 감정이 들었다. 너무도 현실적이라 감동했다 잘 만들었다 이런 식의 반응이 나오질 못했다. 노환이 오는 과정도 그 속에서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도 몸이 그 마음을 못 따라가는 것도 그것을 옆에서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도 모두 공감이 된다.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이기도 했지만 배우들 역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공감 때문이었을 것 같다. 존엄한 죽음이라는 화두와 남겨진 이들의 공허함, 사람은 태어난 이상 누구나 죽는다.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것이 죽음이 아닐까? 하지만 그 공평함으로 가는 과정은 너무도 아프다. 곁을 지키는 사람에게도 인내가 필요하며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정말 사랑일까 하는 오해를 일으킨다. 남겨진 딸이 부모의 빈 집을 방문하는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절대 가벼울 수 없는 노년의 사랑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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